빛공해와 보틀 스케일 — 어두운 하늘 찾는 법

도시의 밤은 왜 별이 적을까요? 하늘의 어두운 정도를 나누는 보틀 스케일과, 내 주변에서 더 어두운 하늘을 찾는 실용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밤하늘을 삼키는 도시의 빛

맑은 밤에도 도심에서는 밝은 별 몇 개와 달 정도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로등, 간판, 건물 조명이 하늘로 흩어져 대기 중 먼지와 수증기에 반사되며 하늘 전체를 뿌옇게 밝히기 때문인데, 이를 「빛공해(light pollution)」라고 합니다. 어두운 시골 하늘에서는 맨눈으로 수천 개의 별이 보이지만, 대도시 한복판에서는 그 수가 수십 개로 줄어듭니다.

빛공해는 별을 보기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철새의 이동이나 곤충의 생태 주기를 어지럽히는 등 다른 영향도 낳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조명을 아래로만 비추게 설계하거나 불필요한 야간 조명을 줄이는 「어두운 하늘 보호」 운동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둠의 등급 — 보틀 스케일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객관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2001년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가 존 보틀(John Bortle)은 1등급(가장 어두움)부터 9등급(가장 밝음)까지 9단계로 나눈 「보틀 스케일」을 제안했습니다. 1등급은 은하수가 그림자를 드리울 만큼 완벽하게 어두운 하늘이고, 9등급은 도심 한복판처럼 달과 몇몇 행성, 가장 밝은 별 몇 개만 겨우 보이는 하늘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교외나 소도시는 보통 4~6등급 사이로, 은하수의 형태는 어렴풋이 보이지만 자세한 무늬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등급을 하나 알아 두면, 어느 정도 어두운 곳을 찾아야 은하수나 안드로메다 은하 같은 희미한 대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가늠하는 기준이 생깁니다.

가까운 어두운 하늘 찾기

빛공해 지도(light pollution map)를 검색하면, 내 주변 지역이 대략 어느 보틀 등급에 해당하는지 색으로 표시된 지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도시에서 벗어나 산이나 저수지, 해안을 따라갈수록 색이 어두워지며, 도심의 빛 기둥이 미치는 범위 밖으로만 나가도 체감 밝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관측지를 고를 때는 등급뿐 아니라 방향도 중요합니다. 큰 도시가 남쪽에 있다면 그 방향의 하늘은 여전히 밝게 물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도시와 반대 방향의 하늘이 트인 곳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표고가 높은 곳은 대기가 얇고 안정적이어서 밝기뿐 아니라 상의 선명도에도 도움이 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빛공해를 줄이는 데는 거창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당이나 현관의 조명을 위가 아니라 아래로 향하게 하는 「차폐형」 등기구로 바꾸고, 필요 이상으로 밝은 조명 대신 따뜻한 색 온도의 전구를 쓰며, 쓰지 않는 시간에는 꺼 두는 것만으로도 이웃 하늘의 밝기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됩니다.

한 집의 실천은 작아 보이지만, 이런 작은 선택이 마을·도시 단위로 쌓이면 밤하늘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오늘 밤 내 동네 조명을 한 번 살펴보는 것부터, 별이 더 잘 보이는 하늘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Written by 별길

해당 글의 저작권은 북다방아이앤씨 별길에 있습니다. 출처 표기 없이 무단 복제를 금지합니다.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