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상식2026-05-02

망원경 이야기 — 렌즈 한 장에서 우주 망원경까지

세계 최초의 망원경부터 케플러식 굴절망원경, 뉴턴의 반사망원경, 그리고 우주로 올라간 허블과 제임스 웹까지. 인류가 더 멀리, 더 깊이 우주를 보기 위해 걸어온 길을 그림과 함께 따라가 봅니다.

세계 최초의 망원경

망원경은 별을 보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 장인 한스 리퍼세이가 두 장의 렌즈를 앞뒤로 두면 먼 곳이 가까이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해 특허를 신청한 것이 기록에 남은 최초의 망원경입니다. 처음엔 주로 먼 배나 적의 움직임을 살피는 「먼 곳을 보는 기구」로 여겨졌습니다.

이듬해인 1609년,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 소문을 듣고 직접 성능을 크게 개선한 망원경을 만들어, 인류 최초로 그것을 밤하늘로 돌렸습니다. 배율은 겨우 20배 남짓이었지만, 그 작은 통 하나가 달의 산과 목성의 위성을 드러내며 우주를 보는 방식을 영원히 바꿔 놓았습니다.

굴절망원경 — 갈릴레이식과 케플러식

망원경의 원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어두운 천체의 빛을 최대한 많이 모아 눈보다 밝고 크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 볼록한 「대물렌즈」로 별빛을 초점에 모으고, 그 상을 「접안렌즈」로 확대해 보는 것이 굴절망원경입니다.

갈릴레오가 쓴 초기 형태(갈릴레이식)는 접안렌즈로 오목렌즈를 써서 상이 똑바로 보이지만 시야가 매우 좁았습니다. 1611년 요하네스 케플러는 접안렌즈까지 볼록렌즈로 바꾼 「케플러식 망원경」을 고안했는데, 상은 뒤집혀 보이지만 시야가 넓고 배율을 높이기 쉬워, 오늘날 천체망원경 접안부의 기본 원리가 되었습니다.

별빛대물렌즈(볼록)초점접안렌즈
굴절망원경 — 볼록한 대물렌즈가 별빛을 초점에 모으고, 접안렌즈로 확대해 본다.

반사망원경 — 뉴턴의 거울

렌즈는 커지면 무거워지고 빛의 색깔마다 초점이 어긋나 무지개처럼 번지는 「색수차」가 생깁니다. 1668년 아이작 뉴턴은 렌즈 대신 오목한 「거울(주경)」로 빛을 모으는 반사망원경을 처음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거울은 색 번짐이 없고 뒷면을 받쳐 크게 만들기 쉬워, 오늘날 큰 천문대 망원경은 거의 모두 반사식입니다.

망원경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값은 배율이 아니라 「구경(렌즈·거울의 지름)」입니다. 구경이 클수록 더 많은 빛을 모아 더 어둡고 먼 천체까지 또렷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하와이·칠레의 산정에는 지름 8~10m급 거대 망원경이 늘어서 있고, 30~39m급 초거대 망원경은 육각형 거울 수십 장을 벌집처럼 이어 붙여 만듭니다.

별빛주경(오목거울)부경접안렌즈 · 눈
반사망원경 — 오목한 주경(거울)이 빛을 모으고, 부경이 접안렌즈로 빛을 보낸다.

보이지 않는 빛으로 보다

우리 눈은 빛의 아주 좁은 영역(가시광선)만 볼 수 있지만, 우주는 전파·적외선·자외선·X선·감마선 같은 온갖 빛을 함께 내보냅니다. 그래서 현대 천문학은 각각의 빛을 잡는 특수한 망원경을 씁니다. 거대한 접시로 전파를 모으는 「전파망원경」은 2019년 블랙홀의 그림자를 처음으로 촬영했고, 적외선 망원경은 먼지 구름에 가려진 별의 탄생 현장을 꿰뚫어 봅니다.

대기를 넘어 — 허블 우주망원경

지상 망원경의 가장 큰 적은 지구의 대기입니다. 공기가 일렁이면 별빛이 흔들려 상이 흐려집니다. 그래서 인류는 아예 망원경을 대기 밖으로 올렸습니다. 1990년 지름 2.4m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상공 약 540km 궤도에 올랐습니다. 처음엔 거울이 미세하게 잘못 연마되어 상이 흐렸지만, 1993년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올라가 보정 광학을 달아 고쳐낸 뒤로는 티 없이 맑은 사진을 30년 넘게 보내오고 있습니다.

허블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정밀하게 재고, 「허블 딥 필드」라는 한 장의 사진에 수천 개의 은하를 담아내며 천문학을 통째로 바꿔 놓았습니다. 2021년에는 후계자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지름 6.5m의 금빛 거울을 접어 올라가, 적외선으로 우주 최초의 은하들이 내는 138억 년 전의 희미한 빛까지 담아내고 있습니다. 렌즈 두 장으로 시작한 길이 마침내 우주의 새벽을 들여다보는 데까지 이른 것입니다.

Written by 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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